오아후섬의 하니 걸 이야기
link  나랑 놀자   2025-11-20

바다거북은 파충류로, 굉장히 멋진 동물이다. 바다거북은 우리 대부분에게 더욱 익숙한 육지 거북들의 어딘가 어색한 걸음걸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우아하게 헤엄친다.

하와이의 오아후섬에는 터틀 비치라고 불리는 해변이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이 심심찮게 찾아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그곳 주민과 여행객들은 한 거북을 알게 된 뒤 허니걸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무척 아꼈다.

어느날 허니 걸은 해변에서 사람 손에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됐고, 큰 슬픔이 뒤따랐다. 주민들은 허니 걸이 나온 큼직한 사진과 함께 해변에 추모 장소를 마련했다. 그런데 거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방문객이 있었다. 커다란 수컷 바다거북 한 마리가 물 밖으로 나와 사진이 있는 쪽으로 곧장 다가오더니, 이윽고 모래사장에 붙박인 듯 멈춰 섰다.

머리는 허니 걸의 사진을 향해 있었다. 목격자들은 자신들의 오감을 총동원해 판단컨대 이 바다거북이 몇 시간 동안이나 허니 걸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이 수컷 거북은 자신의 짝을 잃고 슬퍼했던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야생동물의 감정을 포착할 수 있을지 그 방도를 검토해왔다. 어쨌든 거북은 우리 영장류는 물론 그 어떤 포유동물과 비교해도 진화적으로 한참 떨어져 있는 동물로, 심리학자 앤서니 로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에게 뜨거운 피가 흐른다면 거북에게는 차가운 등딱지가 있다.

거북이 슬픔에 빠진다고 가정하는 것은 (TV뉴스에서 허니 걸의 짝일지 모르는 거북을 두고 그렇게 보도한 것처럼)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종에게 이치에 맞지 않게 낭만적인 관념을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 수컷 거북이 모래사장에서 허니 걸을 애도한 것인지 아닌지, 심지어 사진의 이미지가 허니 걸이라는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느지조차 확인 할 수 없다. 단서들을 모아볼 때 수컷 거북 마음속에서 어떤 감흥이, 터틀 비치에 새로 생긴 공간에 대한 흥미 이상의 감흥을 일었다는 것을 넌지시 느낄 수 있을 따름이다.

수컷 거북이 허니 걸을 추모하는 곳까지 흔들림없이 기어온 것이나 허니 걸의 사진 앞에 고요히 서 있었던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이 수컷 거북은 사진과 비슷한 크기로 만들어진 허니 걸의 모래 조각상, 또는 허니 걸과 상관이 없는 새롭고 큰 물체를 봤어도 똑같이 행동했을까?

오아후섬으로 날아가 대조 실험을 하기 전에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허니 걸의 추모 공간에 수컷 거북이 대체 왜 왔다갔든, 나는 그 거북이 기본적인 생존 활동의 영역을 넘어 자신의 선택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바버라 J.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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